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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야기

[서울 아파트 매매 구입 후기-2] 부동산에 가서 뭘 어떻게 해야할까?

by 버블헤드 2021. 4. 6.

 

 

매매하고 싶은 아파트를 대략 골랐고, 이제는 부동산에 가볼 차례입니다. 처음 부동산에 들어갈 때 기억해 보면 참 막막하면서 죄진 것도 아닌데 공손해지고 막 그랬습니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전혀 그럴 일이 아니죠. 백화점에 물건 사러 갔는데 살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으시잖아요? 이제 부동산에 갈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매매하러 부동산에 가는것은 처음이라..

전셋집 구할 때는 가본 것 같긴 한데 그때는 마음이 이렇게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여기 전세 물건 보고 왔는데요 하고 집 몇 번 보다가 마음에 들면 계약하면 됩니다. 약간 쉬운? 마음으로 했던 이유는 내가 여기서 평생 살 것도 아닌데 적당히 나쁘지 않으면 2년 뒤에 나오면 되지란 생각이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내 집 마련 그것도 내 전재산 + 대출까지 영 끌을 마음먹고 부동산에 들어가려니 이게 참 어렵네요. 일단 연락해봅시다. 먼저 네이버 부동산에서 관심 있는 매물을 찾고 아파트 단지 안에 있거나 아파트 근처에 있는 부동산에 연락해서 약속을 잡습니다. 그냥 약속 없이 부동산에 들이대도 되지만 그러면 집을 볼 수 없는 경우도 많기에 되도록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에 전화해보자

  • 나 :  안녕하세요. XX 아파트 XX평대 매매하려고 하는데 네이버 보니까 XX동 XXX호 있던데 좀 볼 수 있나요?
  • 부동산 : 네 그 물건 있고요 주말에 보실 거죠? 그 집 하고 2~3개 정도 더 보여드릴 테니 오세요.
  • 나 : 알겠습니다. 토요일 시간 되는데 몇 시에 가면 될까요?
  • 부동산 : 제가 매도자 분들께 시간 확인하고 문자 드릴게요.

 

요정도가 기본 대화일 것입니다. 가끔은 네이버에 있는 물건은 이미 팔렸거나 주인이 내렸고 다른 물건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이 있습니다. 이런 건 진짜일 수도 있지만 일부러 낚시성으로 빨리 안 내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크게 상관 말고 내가 원하는 아파트에 3~4개 정도 집을 볼 수 있다면 가봅시다.

 

드디어 부동산 입장, 그리고 집을 보러 가자.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가서 그 아파트랑 그 지역을 한번 쭉 들어봅시다. 실제로 지하철에서 이 아파트로 오는 길은 깨끗한지 큰 마트는 어디에 있는지, 단지는 잘 관리되는지 페인트는 최근에 칠했는지 등등 느낌을 한번 쭉 보는 거죠. 그리고 부동산에 입장합니다. 너무 기죽을 필요 없습니다. 단지 공손하게 인사하고 부동산 아줌마/아저씨의 말에 그냥 아무 말이나 동조하면서 집을 보러 가면 됩니다. 

 

집에 들어가 봅니다. 아마 매도자 분들이 계실 거고 어색하게 집에 들어갑니다. 사실 집 볼 줄 잘 모르고 나중엔 그냥 깨끗한지 안 한지만 기억 날것입니다. 제가 팁을 드리자면 양해를 구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꼭 촬영하기를 추천합니다. 그래야 나중에도 기억이 잘 나고 여러 가지로 쓰임새가 좋습니다.(나중에 매매 계약하고 인테리어 구상할 때도 정말 편함)

 

집에 들어오긴 했는데 뭐가 뭔지 그냥 어색하기만 합니다. 집주인들도 보통 그냥 어물쩍 있고 부동산 아줌마만 엄청 말을 하실 겁니다. 그냥 어느 정도 맞장구만 쳐주면서 아래 사항을 확인해봅니다. (10~20년 된 아파트 기준)

 

  1. 집 확장 여부 : 20평대는 확장된 집을 추천합니다. 안 그래도 작은 20평대인데 앞뒤 베란다 방들 확장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최소 천만 원) 차라리 집이 지저분 해 보이는 건 도배장판만 하면 깨끗해집니다.
  2. 화장실 수리 여부 : 수리를 했다면 1번 했는지 확인할 것.어설프게 수리된 곳보다 아예 안 한 게 더 낫습니다. 화장실 1개에 200~300만 원 정도면 수리 잘 됩니다. 화장실 수리는 보통 이미 있는 타일 위에 새 타일을 덧대기? 시공을 하는데  2번이 보통 한계라 이미 화장실 수리를 내가 입주하기 전 2번을 했고, 나도 수리를 할 예정이라면 화장실 타일 벽/바닥 모두 깨 부서야 할 수도 있어서  돈이 더 듭니다.
  3. 새시 컨디션 : 확장을 했다면 확장 공사할 때 2 중창으로 교체했을 것이고 아니라면 새시의 컨디션을 잘 봐야 합니다. 나중에 집값 네고할 때 사용하기 좋은 무기입니다.
  4. (중간 중간 짬내서) 집을 파는 이유 물어보기 :  부동산 아줌마한테 집을 보러 가는 중이나 나와서 꼭 이 집을 왜 파는지 자연스럽게 물어봅시다. 느낌보고 집주인에게 물어봐도 됩니다. 다 물어볼 필요는 없고 나름대로 나의 후보군에 드는 집만 살짝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집이 많은데 하나 정리하는 것이다 하면 급하지 않은 사람이고, 이 집주인이 다른 곳에 집을 구해놔서 팔아야 한다 이러면 급 한쪽에 속합니다. 이런 정보로 나중에 집값을 밀고 당길 때 도움이 됩니다.

위의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 사실 물이야 잘 나올 것이고 변기도 잘 내려갈 것입니다. 집이 지저분하면 물건 빼고 도배/장판만 하면 완전히 새집이 되고, 화장실/주방만 내 맘대로 고치면 되는 거니까요. 확장은 돈이 많이 드니 웬만하면 확장된 집을 사는 게 더 좋다는 의견입니다.  확장만 되고 다른 곳은 수리한지 오래된 집이면 더 좋겠네요. 다른곳 수리 안되었다고 집값 네고할 여지도 있고, 확장 비용도 덜어냈으니까요.

 

결론 : 어설프게 인테리어 된 깔끔한 집보다 차라리 한 번도 수리 안 한 싼 집이 훨씬 낫다.

물론 어설프게 깔끔한 집을 그대로 사용하실 거라면 전자가 좋겠지만 아마도 첫 집이라 싹 수리를 하시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그걸 바에는 수리 안된 천만 원이라도 싼 집을 매매하셔서 내 맛대로 수리하는 게 좋다는 의견입니다.

 

집을 보고 나서 표정관리 하자.

집을 보고 나오니 부동산 아줌마가 저를 떠볼 것입니다. 맘에 들어도 티는 내지 말고,  "집 좋네요" 이런 말 하지 말고 그냥 포커페이스로 "그냥 뭐..." 이 정도만 하고 집을 계속 보러 다닙시다. 저라면 오히려 아 그 집은 어디가 수리가 안돼서 아쉽네요. 이런 말을 하겠습니다.(새시, 화장실, 주방 위주로 흠집 내기) 이미 집값을 깎을 여지를 두는 거죠. 부동산 아줌마가 원래 집은 사면 다 고쳐서 쓰는 거예요 당연한 말씀 하시네 이렇게 핀잔 줄 수도 있지만 아랑곳하지 말고 "그냥 뭐.. " 이 정도로 딱히 맘에 안 드는 척하면 됩니다. ^^

 

그리고 이렇게 하루를 같이 다닌 부동산이 영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하게 바로 옆 부동산으로 바꾸셔도 됩니다.

무조건 내편을 드는 부동 산하 고만 같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딱 느낌이 옵니다. 별로다 아니다. 이 느낌이요.

 

이렇게 1~2달 여러 지역/집을 보다 보면 더욱 집 보는 감각 + 부동산을 대하는 느낌을 딱 잡으실 것입니다.

이제 집을 찾았다면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야 하는데요 

 

<마음에 드는 집 찾았는데 부동산과 집주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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